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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966
등록일
2021-05-28
“무지개도 일곱 가지 빛깔이 있습니다. 여러 빛깔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힘들고 지친 시기 우리에게 큰 행복을 전해 준 윤여정 배우의 말이다. 수상 직후 언론 간담회에서 다양성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그녀는 이와 같이 말했다

영화 ‘미나리’는 미국 내 한인 이민 1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바꾸어 생각해 보면 외국인주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영화 속 가족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이해하고 다양한 언어, 문화, 종교 등에 대해 편견 없이 받아들이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을까?

외국인 주민이란 우리나라에 3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 한국 국적취득자(귀화자), 외국인 주민 자녀를 말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에 따르면 외국인주민 비율이 총 인구의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한다. 행정안전부의 ‘2019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을 살펴보면 대전의 외국인주민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11월1일 기준 2018년 대비 9.8%가 증가한 3만4148명으로, 이는 대전시 인구의 2.3%를 차지한다. 이제 대전도 다문화·다인종 사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대전시는 외국인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외국인주민의 지역사회 조기 정착과 교육·의료·상담 등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위해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그러나 외국인주민들이 이방인이 아닌 정체성을 갖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주민이 한국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각 나라의 각기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이런 기회가 우리에게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접근성과 반복성을 갖춘 교육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1회성이 아닌 일상 속 지속적인 외국인주민 인권교육 실시로 인식 개선도 함께 이루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름을 존중하며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대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외국인주민 유형별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귀화자, 외국인주민 자녀 등 유형별 상황을 고려하고 언어, 문화의 차이, 지역주민과의 소통 기회 부재 등 생활 속 어려움의 원인을 분석하여 이에 맞는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주민과 다문화가족 지원부서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행정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 정책수립 공백으로 인한 사각지대 발생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다 촘촘한 제도와 정책으로 외국인주민의 시민 역량을 높인다면 외국인주민은 우리가 지원해야 할 대상이 아닌, 지역 내에서 활발한 참여와 의견제시를 통해 진정한 지역공동체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5월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2007년 다양한 민족, 문화권의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 기념일로 정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따뜻한 마음을 가진 평등한 사람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합니다.” 서두에서 소개했던 인터뷰에 이어졌던 윤여정 배우의 당부가 올해로 14주년을 맞는 세계인의 날 즈음,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긴 여행은 바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라 하셨다. 다가오는 세계인의 날은 머리가 아닌 진정 가슴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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