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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안경 낀 외국인 정책, 개선필요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62
등록일
2021-05-03
스리랑카에서 온 아닐 씨는 최근 긴급생계지원을 신청했다. 긴급생계지원은 주소득자가 실직 등의 사유로 소득을 상실하는 경우 지원하는 정책이다. 석재공장에 다니던 아닐 씨는 2월 말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해 자녀출산과 함께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휴가를 내고 몇 번 병원에 함께 다녀왔다는 이유로 해고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아닐 씨 부인이 한국인이기에 부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한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행정처리까지 2개월이 걸린다는 통보를 받았다.

남은 통장잔고는 5만원. 집 월세는커녕 아이 분유값도 없기에 부부는 급하게 상담할 곳을 찾아 청주 이주민노동인권센터(이하 센터)를 찾았다. 센터에서는 아닐 씨 부부에게 긴급생계지원을 신청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절차를 진행했다. 덕분에 아닐 씨 부부는 3인 가구 긴급생계지원금 약 100만원을 신청할 수 있었다.

주변에는 아닐 씨처럼 곤경에 처한 외국인들이 많다. 공공기관에 찾아가도 소통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바를 시원하게 해결하기 어렵다. 센터에 따르면 1년에 한 500여명 정도가 아닐 씨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센터를 찾았다.

안건수 소장은 “아닐 씨의 문제는 전형적인 외국인 차별의 사례다. 이들이 일자리를 쉽게 잃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성실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게 애매모호하다. 한국인 노동자라면 1개월만 일해도 연차휴가가 생기는 데 외국인들이 권리를 주장하면 성실하지 못하다는 딱지가 붙는다”며 “성실은 자의적인 잣대로 매겨지는데 이게 외국인에게는 생사여탈권과 같아서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수년 간 문제점으로 거론됐지만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는 아직 묘연하다.

“그러나 정책은 거꾸로 간다”
우리제도는 외국인을 차별하고 있지만, 사실 외국인이 우리사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꽤 크다. 산업현장에서는 외국인이 없으면 공장, 농장 등이 운영되지 않는다. 이들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커서 이민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국내 이민자의 경제활동과 경제기여 효과’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약 74조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사회 규약에 맞춰 외국인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9일 법무부는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 시행방안’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가 1994년 가입한 UN아동권리헌장에서 ‘모든 아동은 차별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조치들이다. 이번 조치는 부모가 불법체류자라고 아동까지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내용은 신청일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태어나 15년 이상 체류하고, 2021년 2월 28일 이전에 초등학교를 졸업해 국내 중고교에 재학 중이거나 고교를 졸업한 미등록 외국인 아동을 둔 가족에게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만약 법무부가 제시한 요건에 맞지 않을 경우 범칙금을 내고 구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게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15년 이하 불법체류자가 낼 범칙금은 3000만 원, 거주 기간에 따라 70% 감경 받더라도 약 900만원은 내야 한다. 하지만 하루살기 바쁜 외국인들이 900만원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무부에서는 대상자가 최대 500명 내외라고 밝혔지만 현실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늘어나는 차별들

그런 가운데 먼저 시행 중인 외국인 관련 제도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센터에서 가장 많이 상담하는 사례 중 하나는 건강보험료 문제다. 정부는 지난해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료를 비자랑 연계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건강보험을 내야 비자를 갱신?발급 받을 수 있는 데, 그러기 위해서 외국인 건강보험료 약 14만원을 내야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외국인은 본국에서의 재산 소득 등의 파악이 어려워 대한민국 일반 가입자의 평균치를 적용해 징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부담해야할 외국인들의 소득은 일반 가입자의 절반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평균 가구 소득은 지난해 약 527만원. 직장가입자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12만 2727원이다. 가족구성원에게는 피부양자 제도를 적용해 재산이 일정액 이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외국인들에게는 피부양자 제도가 없다. 현재 이들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지난해 약 230만원, 건강보험료는 가족구성원 1인당 14만원이다. 2인 가족이면 약 30만원 상당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제도적 차별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2003년에는 아동이 초등학교에 가면 부모에게도 임시 비자를 차등지급했다. 하지만 2008년 제도가 없어졌다. 그리고 국민연금 지급에 대한 정책이 바뀌었다. 안 소장은 “사업장에서 징수한 국민연금을 본국으로 귀국할 때 반환하도록 조치했는데 절차가 복잡해 받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다. 그러더니 2014년에는 민간 퇴직보험에 대해서도 같은 제도가 적용됐다. 게다가 2018년부터는 식비?기숙사비도 월급에서 공제하는 황당한 규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외국인을 차별하다보니 제2?제3의 문제들도 발생한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안 소장은 “이제 외국인은 우리사회, 경제를 지탱하는 필수적인 인력들이다. 이를 인지하고 외국인을 포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인구문제, 노동문제 등도 해결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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